엠브라에르의 케이스 밀덕질



엠브라에르는 브라질의 민항기 제조사로, 현재 보잉, 에어버스 다음에 이은 제3의 민항기 제조사입니다.

얘들이 주력으로 삼는건 최소 100~150인승부터 출발하는 보잉-에어버스 물건이 아니라 30~90인승쯤 하는 리저널/비즈니스 제트기고, 이 바닥에서 엠브라에르는 캐나다의 봄바르디어사와 함께 시장을 아주 꽉 쥐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현재 해당시장에는 미쓰비시(MRJ), 수호이(수호이 슈퍼젯) 등이 도전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한국에서 생각하고 있는 민항기 생산 체급도 딱 이 시장인데 이 시장도 어지간히 경쟁이 심한게 아니라 전통의 강호 SAAB, Fokker 등도 나가떨어진 바 있습니다.

뭐 중요한 얘기는 민항기 시장이 아니라, 해당 시장의 절대강자인 엠브라에르는 군용기 시장에서 뭘 만들었는지입니다.


<AMX 아음속 경공격기, 이탈리아 알레니아와 공동개발-생산. 이탈리아 공군 내에서는 F-16보다 나은것도 없는게 가격하고 유지비는 2배 비싸다고 F-32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중>


<F-5EM. 이스라엘 엘빗 시스템즈가 주도하여 개량된 F-5E의 개량형. 엠브라에르에서 구성품을 조립하여 납품함.>


<EMB314 슈퍼투카노. 프롭 COIN기 시장의 강자 중 하나.>


<KC-390 전술 수송기. C-130J와 유사한 체급의 쌍발 제트 수송기로, KC-130처럼 급유임무도 수행할 수 있음. 현재 개발 진행중>


보면 알겠지만 슈퍼투카노를 빼면 군용기 시장에서의 엠브라에르는 민항기 시장의 강호라는 명성과 달리 상당히 별볼일 없는 것들을 만들어왔단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슈퍼투카노도 김적절한 성능 탓에 팔리는거지 최첨단이냐고 말하면... 글쎄요?

브라질 차기 전투기 사업(F-X)에서도 선정 조건 중 하나가 브라질 항공업계(엠브라에르지 뭐)에 얼마나 많은 일감과 기술을 이전하는지인데, 이는 엠브라에르가 최첨단 군용기의 개발/양산 능력이 민항기만큼 안된단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KFX로 첨단 항공산업을 살찌우자!라는 주장의 맹점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민수시장과 군용시장, 특히 첨단 전투기 시장은 상당히 간격이 큰 시장이라 한쪽에서의 성공이나 양산능력이 다른 분야로 직접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랏돈을 들여 전투기를 만든다 하더라도 해당 전투기가 수출에 실패하거나, 후속 개발/도입사업이 어느정도 규모있게 진행되지 않거나. 다시 돈을 들여서 해당 업계를 민수시장 지향으로 바꿔놓지 않는 이상 한번 만들어낸 산업기반은 무너져내릴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나랏돈을 먹여 키운 사업이 민간시장 돈을 먹고도 클 수 있도록 만드는건 대단히 어렵습니다. 엠브라에르같은 경우도 1960년대에 나랏돈을 먹여서 중소형 군용 수송기를 만들었던게 사업의 시작이었으나, 엠브라에르가 사세를 확장하던 70~90년대에는 타깃으로 삼은 시장(리저널기)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었고, 슈퍼깡패들(보잉-에어버스)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지 않아 엠브라에르같은 신입들도 시장에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의 항공산업은 KFX나 그 대안인 중소형 민항기 모두 잘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타깃으로 한 군용기 시장이나, 민수시장이나 이미 다 레드오션이 되버린 판국에 나랏돈 먹여서 업계 규모를 키운다? 괜히 책임지지 못할 혹만 하나 더 붙이는 것 같고...

덧글

  • 폴라리스 2013/05/06 21:52 #

    한국군 물량 120대라 치고, (250대까지 뽑는다고 하던데, 그건 가봐야 아는거고..) 2020~2030년대까지 뽑는다면 1년에 채 10대 정도인데, 이정도 가지고 업체들에게 부품 생산라인을 버티라고 할수 있을까?
    일본처럼 높은 가격이 아닌한? 그러다 일본도 F-2 끝나니 업체들 몇군데 라인 닫았지?

    난 KC-390 개발에 아시아 유일 파트너로 참여 보장받고 물량 보장받고, 기술 이전 받는걸 택하면서 중형기 자체 개발을 하든 말든 하는 걸로 갔어야 한다고 봄.
    중형 여객기도 지금 나오는 이야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아지만, 현재 터보프롭기 시장은 EADS 산하 ARJ가 짱먹고 있는 상황.
    결국 기술도 없는 우리는 봄바르디아의 Q-400-ER아니면 Q-500에 합작 개발이나 할것임.
    정작 시장은 대부분 미주지역인데, 여기를 봄바르디아가 내줄리가 있나...
  • 엑스트라 1 2013/05/06 22:02 #

    일단 라인이 돌아갈때는 그나마 나은데, 2030년즈음에 라인 닫히고 나서 30년간 업체들한테 라인 돌리라고 말할 수가 없죠. 인도네시아 합쳐야 고작 250대인데, 인니도 자국업계들 일감은 또 쏙쏙 따갈 것이고 ㅋㅋ. 2020년대를 넘어 2030년대에도 KFX로 F-16을 대체하자!란 소리도 나오는데 딱 1990년대쯤의 설계개념으로 만들어지는 4.5세대 KFX가 그때까지 경쟁력있는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KC-390은 전투기처럼 끊임없이 MLU를 하고, 초계를 돌아야하는게 아닌 수송체계라 엠브라에르 손을 잡아볼만 하지요. 근데 진짜 엠브라에르랑 봄바르디어 상대로 게임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리저널 민항기 사업같은거 계획서를 썼는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 폴라리스 2013/05/06 22:18 #

    ㅋㅋ 그래서 중형 민항기는 합작개발사업임
  • 엑스트라 1 2013/05/06 22:32 #

    유러콥터랑 손잡고 개발했다가 수출시장에선 유러콥터-AVIC 합작의 EC175와 맞닥뜨린 수리온 꼴만 안나길 기원합니다. ㅋㅋ
  • 2013/05/06 22:1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5/06 22: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ㅁㅁ 2013/05/07 00:37 # 삭제

    kfx 따위는 집어치우고(요즘 나라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앞으로 그럴 돈이나 뽑아서 쏟아부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이스라엘처럼 무인기개발에 올인 해야 된다고 봄. 아니면 일본처럼 부품산업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든가.(산업이나 부가가치, 고용 같은 경제적 효과로 본다면 차라리 이게 돈이 될 듯.)
  • 엑스트라 1 2013/05/07 01:22 #

    이스라엘이 전력을 투구해서 무인기 시장에서 꽤 개가를 올리긴 하는데, 진짜 미래전의 주역이 될 중대형 무인기(프레데터-리퍼급 이상의 MUAV)에서는 구매국에게 별로 좋은소리는 못 듣더군요. 무인기 개발도 꾸준히 개발국에서 다종다양한 무인기도 사주고, 관련 센서(SAR/EO/IR)도 사주고, 실제로 전장에서 굴려가며 뭐가 문젠지 파악해야 좀 성과가 나오는 분야라 전 무인기라고 딱히 한국에게 없던 경쟁력이 튀어나올 것 같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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