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31과 F-35의 차이, 그리고 KFX 밀덕질


흔히 F-35의 팬보이로 불리는 J-31은 그 체급, 외형, 요구성능 등등에서 놀랄 정도로 흡사합니다.
J-20의 등장이 중국 5세대기 설계사상은 미국의 그것을 추종하고 있단 점을 보여줬다면, J-31은 그냥 미국 것을 베낀 것에 가깝습니다. 


이는 셴양 J-31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청두 J-20과 달리 업체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과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디자인 설정 과정에서 J-20만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PLAAF)의 세세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고, 적절한 성능을 달성하면서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우선시 되었을 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양 기종은 디자인 상에 있어서 결정적인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F-35는 대직경과 대출력을 보유한 P&W F135 엔진 1기를 사용한 단발기이지만, 그러한 엔진을 획득할 수 없는 J-31은 클리모프 RD-93엔진을 쌍발로 장착한 소형 쌍발기입니다.

이 차이점은 두 기종의 추중비 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단발 F-35의 동체(Fuselage) 벌크헤드>


<쌍발 F-22의 동체 단면>

동체의 단면적에서 엔진과 에어덕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쌍발일수록 커집니다. 대개 에어덕트와 엔진의 크기와 위치는 필요에 따라 극단적인 설계를 하지 않는 이상 상수에 가깝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점은 동체 안의 다른 구성요소들, 예를 들자면 랜딩기어나 내부무장창(Internal Weapon Bay)의 위치에 관여하게 됩니다.

J-31과 F-35는 거의 유사한 에어인테이크 구조를 채택하고 있지만, 대형엔진 단발/소형엔진 쌍발에서 오는 동체 내 구성요소 배치의 차이는 몇몇 부분을 확인하면 극명히 드러납니다.



F-35는 단발의 장점을 살려 동체 측면에 깊고 넓은 내부무장창을 매립할 수 있었습니다. 

용적만으로만 따지면 현용 전술기의 내부무장창 중에 가장 큰 편이며, 2000lbs급 JDAM이나, JSM 대지/대함 미사일같은 스탠드 오프 정밀유도무장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상대적으로 좁고-깊은 방식이기 때문에 다수의 공대공미사일 격납시 복잡한 매커니즘을 따로 궁리해야한단 것이 단점입니다.


F-35는 이렇게 동체 전방의 측면에 내부무장창을 배치하고도 후방에 랜딩기어를 배치할만한 공간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반면 소형 쌍발인 J-31은 F-35의 내부무장창 자리에 랜딩기어가 장착되어있습니다. 



대신 동체 하부에 내부무장창을 매립했죠.

대형 단발인 F-35는 대직경 엔진이 동체 중앙부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어서 동체 하부에 넓직한 내부무장창을 매립할 깊이의 확보가 안되지만, 소형 쌍발인 J-31은 가능했습니다.



바로 F-22가 이런 식의 얕고-넓은 내부무장창을 채택했습니다. J-20도 이러한 F-22의 무장창 설계와 구성을 거의 비슷하게 따라간 바 있죠.

해당 방식은 내부무장창의 용적이 줄어드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다면 엇갈린 배치를 통해 간단한 매커니즘으로도 다수의 공대공 미사일을 격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도 극명한데, 무장창의 높이가 낮고 용적이 좁아 대형 공대지 무장의 탑재가 어려워집니다.



이는 곧 해당 기체의 무장운용범위 약화로 이어집니다.

F-22가 내부무장창에 탑재가능한 무장은 1k JDAM이 한계이고, SDB 정도가 추가로 탑재 가능하지만
F-35는 2k JDAM, LGB, JSM 등도 탑재 가능합니다. 



J-31은 F-22, J-20 등에 비해 한체급 작은 기종이라 넓고-얕은 내부무장창으로도 4발 이상의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수납할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중국에서 개발중인 자국산 SDB나 1000파운드급 공대지 무장은 탑재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 적의 주요거점을 타격할 대형 무장이나 중국 공군/해군 항공대에서 대단히 신경쓰는 대함미사일(ASM)의 통합은 어려워 보이죠. 

이는 J-31이 F-35와 달리 중국공군의 4세대기를 5세대기 하이-로우 믹스로 통합 대체할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사실 중국공군이 J-31에 그런걸 바랬는지부터 불투명하죠. 



After three evidently staged appearances of the real aircraft this year, Avic displayed a model at Airshow China in Zhuhai last week, displaying the fighter that is unofficially called the J-31 and known to come from Shenyang. The aircraft is being developed “for the international defense market,” says Avic.

제작사인 셴양 항공공사 또한 이러한 점을 어느정도 의식하고 있으며, J-31이 언론에 노출된 직후부터 해외로 활발한 세일즈를 벌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공식석상에서 "국제 방산시장을 노리고 개발되었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죠.

4세대기를 장차 F-35로 통합 대체하기로 결정한 서방 주요 선진국들이 아니라면 내부무장능력이 약간 뒤떨어지는 J-31도 충분히 매력적인 기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J-31은 이런 국가들에게 가상적국의 4세대기 상대로는 비교우위를, F-35 상대로는 좀 더 나은 교환비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유사한 체급, 설계사상, 무장구성을 갖추고 수출시장을 노리겠단 포부를 당당히 밝힌 신규 전투기, KFX에겐 눈 앞이 깜깜해지는 소식입니다.



KFX의 개발주체인 ADD생각에도 하이급 시장에선 F-35에게 안될 것 같아 미들급을 타깃으로 잡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튀어나온 것이죠.

KFX는 미국/NATO 체계와의 호환성이라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지 않느냐? 그런거 신경쓰는 서구 선진국들은 이미 전부 F-35로 대동단결한 상태입니다. 최근 들어서야 F-35가 좀 삐걱거리니 4.5세대기로 경쟁입찰 한번 붙여볼까? 이런 궁리를 하고 있고, 해당 사업에서 F-35를 도입하든, 다른 4.5세대기를 도입하든 앞으로 20~30년간은 후속도입 사업을 벌이진 않을 것입니다.

NATO체계와의 호환성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국가들은 주로 구매력이 제한되어있는 개도국들인데, 과연 KFX가 이들에게 J-31 이상의 경제적 메리트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며, 이러한 국가들에게 KFX에 탑재 될 많은 미국/서방 기술들에 대한 E/L승인(수출승인)이 쉽게 떨어질 수 있을지는 더더욱 불투명합니다. 




두 항공기의 경쟁력 차이는 무장코드 말고도 몇가지를 꼽아볼 수 있습니다.

As described at the show, the fighter has a typical takeoff weight of 17.5 metric tons, is 16.9 meters (55.5 ft.) long and 4.8 meters high with a wingspan of 11.5 meters.

AVIC*이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한 J-31의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 셴양, 청두 등의 항공공사를 관리하는 기업집단.

-전장 55.5ft(16.9m) 
-전폭 37.7ft(11.5m)
-전고 15.7ft(4.8m)
-통상 이륙중량 38580lbs(17.5t) *자중+내부연료로 추정됨.
-내부연료로 675nm의 행동반경 보유

로 F-35와 동급, 혹은 약간 더 큰 체급에 거의 유사한 항속거리를 보유한 항공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최근 열린 ADD의 프레젠테이션에서 KFX는 체급에선 F-35와 유사하나, 내부연료량에선 상당히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동반경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차이가 좀 나는 편입니다.



ADD는 최근의 발표에서 KFX는 내부무장을 하지 않고, F-16과 유사한 외부무장구성을 한 상태에서 F-16에 비해 20% 정도 증대된 전투행동반경을 보유한다고 연구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내부연료량으로도 모자라 2개의 (370gal FT로 추정되는)외부연료탱크를 탑재한 상태에서 이러한 결과를 보여준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만, 더욱 걱정되는 것은 KFX가 내부무장창을 추가하는 개조방식입니다.

Blk2 이후의 KFX는 기존에 존재하는 배면부 연료탱크를 들어내고 해당 위치에 내부무장창을 추가하게 됩니다. 해당 과정에서 필연적인 내부연료량 감소가 예상되며, 이를 고려해볼때 내부무장을 한 KFX의 행동반경은 다른 요소의 변경이 없다면(엔진 교체, 동체 개조) 현재 발표된 수준과 동등하거나 낮은 수준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KFX의 단계적 개발방식도 수출시장에서 J-31에 비해 열세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J-31은 초도기부터 내부무장창, RAM, RAS 등의 VLO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반면, 아직 실기도 비행하지 않은 KFX는 해당 요소들을 실전배치 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획득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J-31은 RD-93 엔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요소를 E/L승인의 걱정없는 국산으로 채워넣을 수 있지만, KFX는 초기~중기형에서 E/L승인 문제에 걸리는 많은 해외 구성요소들을 탑재하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해당 구성요소를 국산으로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종다양한 개발사업을 통해 국산 구성요소를 검증한(or 할 수 있는) 중국에 비해 우세를 점한다고 볼 수 없는 판국입니다.


"시장에서 경쟁자가 전부 나가떨어지고 F-35만 남으면 우리가 미들급을 독식한다!"라는 점을 주요 수출근거로 들어왔던 KFX에게, J-31의 갑작스러운 부상과 그 방향성은 재앙과도 같은 사건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J-31이 중국 내의 5세대기 개발사업 주도권을 청두 항공공사에게 빼앗긴 셴양 항공공사가 자사 자본을 투자해가며 진행하는 업체주도 프로젝트라는 관측이 우세하단 것입니다. KFX의 추진여부가 불확실한 것처럼, J-31도 셴양 항공공사의 의도대로 완성될지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불행인 점은 J-31의 개발 진척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단 점, 그리고 KFX와 J-31이 한-중 양국에서 가지는 무게감의 차이입니다. 

J-31은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차세대기 개발 사업 중 하나이며, 중국은 이들을 동시에 추진할만한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설령 J-31이 엎어지더라도 플랜 B,C,D,E가 있는 셈이죠.
 
KFX는 한국이 공군의 가용투자전력을 모조리 쓸어넣어야 하는 대사업이고, 만약 개발 사업이 도중에 좌초되거나 경제성을 상실할 경우 우리에겐 또 다른 플랜B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출 가능성"을 KFX의 추진 논거로 삼을 때는 그에 따른 충분한 고민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세줄 요약
J-31은 J-20/F-35랑 달리 수출하려고 만든 비행기일 가능성이 높다.
J-31수출시장은 KFX랑 비슷하다.
KFX가 J-31을 이길 건덕지가.... 있나?






덧글

  • ㅁㄴㅇㄹ 2013/04/25 10:05 # 삭제

    결국 KFX는 밍기적대다 다른나라 시제품 나오는 소리 듣고 그제서야 법봉 움직이고 있고
    FX3차는 결국 서로 알바소리 들어가면서 개싸움 된거 보니 참....
    KFX는 FA50 근처 즈음에서 손보는걸로 마무리 지을 생각인지 정부나 군 당국은 움직임도 없고...
  • 엑스트라 1 2013/04/25 12:27 #

    공군의 입장은 금년도까지 KFX가 결정이 안되면 직도입이든 뭐든 해서 노후기 대체 시한을 맞추라는 것 입니다.
  • shaind 2013/04/25 10:45 #

    솔직하게 말해서 답이 없죠.
  • 엑스트라 1 2013/04/25 12:28 #

    그렇습니다.
  • Minowski 2013/04/25 13:03 # 삭제

    라이트닝 개발계획만 순조로웠다면 이런 난맥상이 없었을텐데..
  • 엑스트라 1 2013/04/26 19:53 #

    사실 좀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 폴라리스 2013/04/25 14:06 #

    굿!! 추천
  • 폴라리스 2013/04/25 14:10 #

    그리고 내가 볼때 중국의 J-31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은 중국 내부가 아니라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봄.
    미국은 아직까지도 중국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를 유지하고 있고 EU도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지만, EU의 경우 항공기 개발사들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
    현재 EU의 금수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모름. 이미 민항기 기술의 경우 중국이라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국에 A-320 조립공장을 세우는 등 중국의 기술발전에 도움주는 일은 비일비재한 상황으로, 이런 분위기가 무기 시장에서도 최소 5년안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함.
    이미 중국은 러시아와 인도가 프랑스의 도움으로 항전장비를 발전시키는 것을 지켜본 바 있어 자신들도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됨.
  • 제너럴마스터 2013/04/25 23:47 #

    확실히 프랑스 같은 경우는 천안문 이전에 잠수함 기술도 이전해줬으니까요.

    게다가 중국군이 쓰는 헬기 대다수도 프랑스제였으니.(대표적으로 Z-9)
  • 엑스트라 1 2013/04/26 19:55 #

    졸문을 칭찬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유럽은 예로부터 영국, 이탈리, 후랑스 등이 중국과 손을 잡는데 주저함이 없었고, 대군비감축과 유러파이터의 파국으로 유럽 방산업체들이 자국내에선 도저히 수요를 찾지 못한 이상 중국-ㅇ유럽간 방산 커넥션은 시간의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프랑스가 인도에 코가 꿰였단 점 정도일까요.
  • unmp07 2013/04/25 13:56 #

    역시...지상무기체계보단 항공무기체계를 공부해야겠음;;;;
  • 엑스트라 1 2013/04/26 19:56 #

    육군! 진창 속에서 버둥거릴때, 공군! 미래를 향해 도약한다!

    현실은 그런거 없고 짜름~ 짜름~ 짜름~
  • RuBisCO 2013/04/25 15:20 #

    애시당초 국가 역량 자체가 넘사벽이라...
  • 엑스트라 1 2013/04/26 19:56 #

    그렇습니다.
  • 제너럴마스터 2013/04/25 23:48 #

    거기다 주 수출 시장인 개도국에 대한 영향력은 한국보다 중국이 더 크니까요.

    그나저나 저거 중국이 북괴한텐 안팔겠죠? 팔면 골아픈데.
  • 엑스트라 1 2013/04/26 19:57 #

    2013년의 정치적 지형상에선 안 팔것이라고 확답드릴 수 있는데, 2030년의 정치적 지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 쿠루니르 2013/04/26 12:39 #

    어휴.... KFX 포기하는게 더욱 좋은거 같네요
  • 엑스트라 1 2013/04/26 19:57 #

    사실 KFX까는 글은 이게 고작 2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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